밸류 프리미엄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가? (가치투자는 죽었는가?!)

 안녕하세요, 게으른 퀀트입니다. 밸류 팩터는 퀀트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팩터 중 하나입니다. 퀀트 투자를 모르는 사람도 PER과 PBR과 같은 밸류 팩터는 들어보았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최근 들어(2017년 이후) 이 밸류 팩터가 잘 안 먹히는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밸류, 퀄리티, 모멘텀 다양한 팩터들이 잘 나갈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진지하게 밸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밸류 프리미엄은 애초에 작았다!"고 주장하는 논문과, 이에 반박하는 알파 아키텍트의 글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밸류 프리미엄은 우리의 생각보다 작았다?

 2017년부터 2020년 3월까지, 미국 가치주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했습니다. 사상 최대 폭의 하락을 경험하며 많은 투자자들은 밸류 프리미엄이 죽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시장 속성이 변화(regime change)하면서 프리미엄이 존재/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전제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밸류 프리미엄이 순전히 행동 기반이었다면, 어떤 프리미엄이 있다고 발표하는 순간 프리미엄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현금이 프리미엄이 있는 곳으로 흘러가고, 해당 기업의 주가가 비싸지면서 밸류에이션 자체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혹은 경기 변화로 인해 가치주의 이익 성장률보다 성장주의 이익 성장률이 더 높아졌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2021년 8월에 출간된 논문 "Is the Value Premium Smaller Than We Thought?"의 저자 Mathias Hasler는 조금 다른 접근을 합니다. 밸류 프리미엄이 애초에 Fama French가 밝혔던 것만큼(1963~1991년 동안 월 0.4%) 크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는 논문에서 밸류 프리미엄의 추정치가 상향 편향되어 있고, 심지어는 거짓 양성(false positive)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의 논문의 상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하단의 참고자료의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알파 아키텍트에 Larry Swedroe이 논문에 대한 반박(?) 글을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주장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강건성 테스트(Tests of Robustness)

 강건성 테스트는 연구의 결과가 무작위적인 결과이거나 데이터 마이닝의 결과인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팩터 기반 투자 완벽 가이드(Your Complete Guide to Factor-Based Investing)》(2016)이라는 책에서는 투자 전에 아래와 같은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팩터의 프리미엄이
- 경제 체제 전반에 걸쳐 지속되어야 한다
- 산업, 국가, 지역 전반에 걸쳐 나타나야 한다
- 거래 비용을 고려해도 살아남아야 한다
- 프리미엄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직관적인 위험 또는 행동 기반 설명이 있어야 한다
- 다양한 정의에도 강건해야 한다

 그리고 밸류 프리미엄은 위의 기준들을 모두 충족한다는 증거도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PER, PBR 또는 PFCR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밸류 프리미엄은 드러났고, 시가총액에 상관없이 모두 나타났습니다. (소형주에서 더 큰 효과가 나타남) 

 이를 고려한다면, Hasler가 "임의적" 결정이라고 부른 것 중 적어도 일부에 대해 Fama French는 그들이 왜 선택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Hasler는 HML에 대한 Fama French의 정의가 다른 선택의 평균보다 현저히 우수하다는 표본 내 발견이 편향의 증거라고 결론지었지만, 이도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Fama French의 HML이 평균 HML보다 우수하다는 발견은 그들의 선택이 실제로 훌륭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점을 입증하기 위해 평균 HML 포트폴리오가 Fama French HML보다 모멘텀에 더 부정적인 부하를 가한다는 발견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모멘텀이 자산 가격 결정/팩터 모델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모멘텀이 위의 기준에도 부합한다는 증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멘텀 프리미엄은 상당히 컸습니다. 1927~2019년 모멘텀 프리미엄은 연 9.0%이고, 1992~2019년까지는 연 5.1%로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평균 HML 프리미엄이 낮은 것은 평균 HML이 Fama French HML보다 모멘텀 프리미엄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어 평균 HML 프리미엄이 낮아졌다는 사실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Hasler의 가치 측정은 설명되지 않은 수익률이 더 컸는데, 이는 HML 프리미엄이 더 작다는 그의 주장과 상충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가치주의 저조한 성과는 상대적 가치의 극적인 변화(성장 거품이 꺼졌을 때 역사상 가장 큰 가치 프리미엄이 뒤따른 1990년대 후반의 반복)에 의해 설명됩니다. 성장주 수익이 기대보다 빨랐던 시장의 변화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10년 10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러셀 1000 성장 지수의 P/E는 거의 95% 증가했으며, S&P 500 지수의 P/E는 거의 50% 증가했습니다. 러셀 2000 성장 지수의 P/E는 거의 46% 증가, 러셀 1000 지수의 경우 13% 증가, 러셀 2000 가치 지수의 P/E는 7% 미만 증가했습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S&P 500 지수의 총 수익률은 387%로 러셀 2000 가치 지수의 총수익률 262%를 훨씬 능가했지만, S&P 500 지수의 이익 성장은 167%로 러셀 2000의 이익 성장 177%에 비해 더 느렸습니다.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의 증가로 인해 밸류 스프레드는 역사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합니다. 밸류 스프레드에 미래 수익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Avantis는 1979년 12월 3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의 과거 데이터를 조사했습니다. 아래 표는 밸류 스프레드에 미래 수익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 가치 프리미엄은 밸류 스프레드가 중앙값 스프레드 위에 있고 오늘날 중앙값보다 훨씬 높은 기간 이후에 훨씬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억해야할 사실!

 밸류 프리미엄이 죽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Fama French가 밝혔던 것보다 작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가치주의 실적 부진은 존 보글이 '투기적 수익률'(상대적 가치평가의 변화)이라 불렀던  변화 때문입니다. 

 

 2016년 말로 거슬러 올라가서, 1992년부터 2016년까지 25년동안 실제 수익률을 기준으로 밸류 프리미엄이 죽은 것인지 물어본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기간 동안 러셀 1000 성장(Growth) 지수 수익률은 8.2%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러셀 1000 가치(Value) 지수보다 1.9% 낮은 수치입니다. 러셀 2000의 성장 지수는 연 7.4%를 기록하였으며, 러셀 2000 가치 지수는 연 11.5%를 기록하며 4.1% 높았습니다. 연간 평균 밸류 프리미엄은 4.5%로, 1927년부터 1991년까지의 5.1%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수치를 가지고 밸류 프리미엄이 죽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몇 년뒤 우리는 논문의 발표와 현금 흐름이 밸류 프리미엄을 죽였다는 분명한 외침을 듣고 있습니다. 논문의 발표 이후 25년동안 사라지지 않았던 밸류 프리미엄이 그 이후 몇 년동안 사라졌다고 믿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리고 만약 현금 흐름이 밸류 프리미엄을 죽였다면, 그 이전 25년의 시간동안 충분히 가능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치 평가 스프레드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가치 평가 스프레드는 미래가치 프리미엄의 관점에서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가치 평가 스프레드와 미래의 프리미엄 성과의 관계가 투자 결정의 타이밍을 내리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해서 자산 배분의 비중을 변경하려고 한다면, AQR의 클리프 아스네스의 현명한 조언에 따를 것을 권합니다. "만약 마켓 타이밍을 하려거든, 조금만 하십시오"


참고자료

Hasler, Mathias, Is the Value Premium Smaller Than We Thought? (July 14, 2021).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3886984 or http://dx.doi.org/10.2139/ssrn.3886984 
https://alphaarchitect.com/2022/02/03/is-the-value-premium-smaller-than-we-though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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